Home 대상관계심리학 대상관계심리학

대상관계심리학

이미지명

여러분은 자신의 마음속을 잠깐만 들여다보면 마음속에는 내면의 사람들로 가득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제 안에는 여러 사람들이 등장하여 제 글에 대해 한마디씩 하고 있습니다.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써야지. 그렇게 쓰면 알아먹겠어?” “그건 너무 진부하잖아.” “엄밀한 의미에서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그 정도면 됐지, 뭘.” 등등. 이를테면, 제 안에는 제 글을 놓고 하나의 소위원회가 열린 셈입니다.
이 글을 쓰는 건 나이지만 엄밀하게 말하자면 저의 글쓰기 행위는 나와 내 내면의 대상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끊임없는 대화의 결과인 것입니다.

이쯤해서 ‘대상(object)’이라는 알 듯 모를 듯한 용어의 의미가 무언지 감이 잡힐 것입니다.
그것은 주로 나(self)에 대응되는 타자(other)라는 의미로, 물건을 지칭할 수도 있으나 주로 사람을 지칭하며 외부에 실재하는 것보다는 내면에 있는 것들을 가리킵니다.
말을 좀 비틀어서, 나는 대상을 ‘나를 이루고 있는 내면의 다른 사람들’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경험을 반영하지만 그렇다고 꼭 그대로는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것은 우리 내면의 창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상관계는 이러한 내면의 나와 다른 사람 간의 역동적인 관계를 말합니다.
대상관계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행동, 감정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를테면, 분명한 이유 없이 기분이 나쁠 때 우리 마음속을 잘 들여다보면 종종 우리 자신을 공격하는 어떤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상황에서 과잉 반응하는 자신을 발견할 때 여기에는 내면의 어떤 사람에 대한 반응이 뒤섞여 있는 걸 보게 됩니다.

아마도 대상관계의 영향을 가장 뚜렷하게 볼 수 있는 곳은 대인관계의 영역일 겁니다.
우리는 내면세계를 외부로 투사해서 다른 사람을 오해기도 합니다.
그 사람을 마치 내면의 한 사람처럼 행동하도록 부추기면서 과거의 관계패턴을 반복 할 수도 있습니다.
배우자나 나의 삶에 중요한 사람들을 선택할 때도 대상관계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이것들 중 어떤 것들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알 수 있는 것이지만 어떤 것들은 의식에서 차단되어 있어서 좀처럼 파악하기 힘든 것들, 생애 초기 경험과 관련 있는 원초적인 형태의 것들입니다.
우리 삶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후자의 것들로 대부분 겹겹이 방어되고 묻혀있어서 쉽게 발견하거나 변화시키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상담에서는 증상, 관계 패턴, 꿈이나 무의식 환상, 치료자와의 전이-역전이 관계 등을 살펴봄으로써 이러한 부분을 더욱 잘 이해하고 이에 대한 변화를 꾀하게 됩니다.

참고로, 이와 유사한 접근 중에는 교류분석이나 정신분석학적 대인관계 심리학이 있습니다.
대상관계 심리학은 의식적인 상호작용보다는 무의식 환상이나 무의식적인 소통에 분석의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교류분석과 구분되며, 또 대인관계로 환원할 수 없는 진정한 자기의 측면을 가정하고 이러한 참자기의 발달을 치료 목표로 삼는다는 점에서 대인관계 심리학과 구별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좀더 자세한 설명은 홈피에 올린 다른 글들이나 제가 번역한 책 “대상관계 개인치료”나 “환자에게서 배우기”를 참조하십시오.

상단으로 바로가기